自作隨筆

빈대떡 유감

松林柳愛姬 2011. 1. 27. 11:03



    빈대떡 유감 설 명절이 가까이 오니 지난 추석명절이 생각난다. 추석 명절에는 차례를 지내든 아니 지내든 어느 가정에서나 송편과 빈대떡이 대표 음식인듯하다. 곁들여 갈비찜, 잡채, 북어찜, 각종 나물과 국 그리고 각종 과일 등등, 우리 집에도 예외가 아니어서 녹두 깐 것 국산으로 사놓고, 돼지고기 간 것과 숙주와 묵은 김치 여러 포기. 고사리 대신 고부를 넣었는데 이번에는 그마저 빼기로 했다. 시금치 작은 것 한 단에 오천 원을 주고 사면서 놀라기도 했었기에... 무는 굵고 좋은 것 6천 원인데 갈비와 북어에 넣고 하나는 뭇국을 끊이려고 그보다 조금 작은 것으로 3개, 만 이천 원에 샀다. 참으로 비싸다. 송편을 찌고 빈대떡을 부치는데 어찌나 잘 먹는지 붙여 놓기가 무섭게 없어진다. 하루 온 종일 붙이는데 나중에는 머리가 띵한 것 같아 바람을 쐬고 다시 했다. 먹기 좋게 작게 붙였는데도 여중 손녀 둘은 더 작게 붙이면 좋겠다고 하고 하여간 모두 붙여 장남과 딸네와 우리와 삼등분하여 나누고 보니 별것도 없다. 내 어릴 적 피난 시절에 무남독녀 딸 하나를 두신 외조모님이 우리와 함께 사셨는데 그때에도 예외 없이 빈대떡을 부쳤었다. 마당에 솥뚜껑을 걸어 놓고 편안한 자세로 나무토막을 깔고 앉으셔서 붙이셨는데 처음에는 잘 먹는 모습에 흐뭇해하시더니 온 종일 붙여도 남아나지 않으니 기가 막혀 하시며 배탈이 날라 그만 먹으라 하시던 일이 생각난다. 우리 형제 여덟 명이 간식거리 충분하지 못한 시절에 얼마나 먹었을까 싶어 웃음이 난다 . 그 외조모님 90세에 하늘나라 가신지도 무척이나 오래되었는데도 우리 아이들을 특별히 예뻐하셔 인지 장성한 아이들 셋은 지금도 뽑기 해 주시던 할머니를 그리워한다. 주방에 양반다리하고 편안히 앉아서 붙이는데도 나중에는 몸이 꼬이고 허리도 아프고 머리도 띵하고 ... 한데 할머님 얼마나 힘드셨을까 생각하니 죄송한 마음이 든다. 때 없이 둥근 달만 보아도 외할머니 생각이 나고 추석 명절에 빈대떡 소리만 해도 그리워지는 외할머니시다. 후일에 만나뵐 수 있을 것이지만 그래도 보고 싶다. 월남하여서 내 형제들이 많아도 특별히 사랑해 주시던 외할머니와 길러주신 친 할머님이 왜 이리도 많이 보고 싶고 그리운지 모르겠다. 빈대떡 부치는 내내 나는 외할머니의 그때 그 모습에 속으로 눈시울 적시며 아이들 앞에서는 왜 울어요? 할까 봐 겉으로는 웃어야 하는 명절이었다. 엄마, 빈대떡 너무 많이 싸주셨네요. 힘드셨지요? 잘 먹을게요. 고마워요. 하는 딸의 음성에 금방 엄마인 내 마음은 행복해지는 날이기도 하다. 장남은 처가댁 다녀 자기 집에 가서 자고는 다시 와서 연휴 내내 주일까지 지내고 갈 예정인 것 같고 차남은 오늘 23일 처가인 울산으로 떠났다. 큰 며느리가 집에 간 이유는 동서 친정 나들이에 약식을 해서 보내고 싶었는지 사당에서 만나 들려 보내고 왔다고 한다. 나도 생각 못한 일을 큰 며느리가 한 셈이라 웃음이 나고 즐겁기도 하고, 모처럼 많은 가족이 (13명 모두)모였기에 영감과 나는 흐뭇하고 즐거운 선물을 받은 셈이다. 돌아오는 설 명절에도 모두 모여 행복한 세배를 받고 세뱃돈을 건네고 싶어 기다려지는 오늘이다. 원고지 12장/20110127/송림유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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