長恨歌(白居易)

長恨歌(9)~(10)

松林柳愛姬 2008. 11. 16. 08:36

 
      長恨歌(9)

九重城闕煙塵生(구중성궐연진생) jiu chong cheng que yan chen sheng

千乘萬騎西南行(천승만기서남행) qian sheng wan qi xi nan xing

翠華搖搖行復止(취화요요행부지) cui hua yao yao xing fu zhi

西出都門百餘里(서출도문백여리) xi chu du men bai yu li

 


--- 아홉 대문 깊은 궁궐이 전쟁 연기에 휩싸이니

--- 천승만기의 황제 행차가 서남쪽(蜀지방)으로 쫓기게 되었네.

--- 오색 깃발의 황제 어가가 흔들흔들, 가다 서다를 반복하더니

--- 서쪽으로  성문 나선지 100리 남짓에서... (멈춰 버렸네)

 


-- A cloud of dust was raised over city walls nine-fold :

-- Thousands of chariots and horse-man southwestward rolled.

-- Imperial flags moved slowly now and halted then

-- And thirty miles from Western Gate they stoped again.

 


-- 奧深い 宮城の中に, いくさの 煙塵が たちあがると

-- 天子の 千乘萬騎の 行列は, 西南の 蜀を向いて 行かれることになった.

-- 天子の み旗は 風にゆられながら, 進んで また 止まり,

-- 西へ 都の 城門を去って 百餘里の 馬嵬驛に 着いた.

 


** 九重城闕 : 수도 長安을 가리킴. 중국의 皇宮(황궁)이 아홉 겹의 성문으로 되어 있었         던 데서 유래.

** 煙塵 : 전쟁으로 인한 화재, 연기를 뜻함.

** 千乘萬騎 : 천대(千台)의 수레와 일만필(一万匹)의 말이 따르는 행차(行次), 즉   황제의 행차를 뜻함. 

** 乘(승) : 네 마리의 말(馬)이 끄는 수레.

** 翠華 : 황제 행차 때의 깃발. 오색 빛나는 물총새 깃털로 만들었기 때문에 생긴 이름.

** 行復止 : 행렬이 가다가 멈추었다가 하는 것을 반복함을 말하는 것으로, 피난행렬에 내분이 생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음.

** 西出都門 : 6월 13일 미명(未明)을 틈타 수도 장안성의 서문(西門)을 통해서 서남쪽 사천지방을 향해 피난길에 나선 것을 말함.  장안성의 西門을 보통 안정문(安定門)이라 부르는데 西域(서역)으로 가는 silk road의 시발점인 거대한 3층 문으로, 손오공 이야기로 유명한 삼장법사 玄藏(현장)스님도 이곳에서 대장정의 출발을 했다는 기념물 등이 보존되어 있다.

** halt : 멈춰서다. 군대가 정지하다. (Company halt ! : (口令) 中隊...섯!)

 


*** 이 소절은 동북쪽에서 밀려오는 반란군에 쫓겨 서남쪽으로 가던 황제의 피난행렬이 장안에서 백여리 되는 마외파(馬嵬坡) 언덕에 이르러 내분이 생기고 있음을 암시하는 내용임.

 

 

 

      長恨歌(10)

 

六軍不發無奈何(육군불발무내하) liu jun bu fa wu nai he

宛轉蛾眉馬前死(완전아미마전사) wan zhuan e mei ma qian si

花鈿委地無人收(화전위지무인수) hua dian wei di wu ren shou

翠翹金雀玉搔頭(취교금작옥소두) cui qiao jin que yu sao tou

 


--- 황제 근위병이 움직이려 하지 않으니 어쩔 것인가 ?

--- 불쌍한 미인 양귀비... 천자의 군마 앞에서 죽고 말았네.

--- 꽃무늬 머리핀 땅에 버려져도 아무도 거두는 자 없네.

--- 비취머리빗, 황금공작, 옥비녀 모두 버려져 있었네.

 


   -- Six armies would not march - what could be done? -

   -- Until the Lady Yang was killed before the steed.

   -- None would pick up her hairpin fallen to the ground

   -- Or golden bird and comb with which her head was crowned.

 


-- 近衛の兵士だちが 進んで 行かず,どうしょうもなくて,

-- 美しい眉の 貴妃, 天子の馬前で 殺されてしまった.

-- 花のかんざし, 地上にすてられても かたつける 人も無く,

-- すいぎょう,きんじやく,玉のかんざしも みんな すてられたままである.

 


** 六軍不發(육군불발) : 황제 근위부대인 육군(六軍)이 가던 길을 멈추고 떠나지 않음. 6월 13일 날이 밝기 전에 수도 장안성을 급히 빠져나간 황제 근위부대(近衛部隊)가 다음날 오후까지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기진맥진 행군하며 70여 Km 떨어진 마외파(馬嵬坡) 언덕에 이르러서 불만이 폭발, 반란의 원인을 제공한 양국충(楊國忠) 등 양씨 일족을 처단해 버린 후, 다시 양귀비의 죽음까지 요구한 사태를 말함.

** 六軍(육군) : 황제 직속의 6개 근위부대(近衛部隊). 즉 용호군(龍虎軍), 신무군(神武軍), 신채군(神策軍)이 각각 좌군(左軍)과 우군(右軍)으로 나뉘어 도합 6개 부대로 편성되어 있었음. 1개 軍은 12,500명으로 편성.

** 無奈何(무내하) : 어떻게 다른 방법이 없다는 말. 중국어의 또 다른 표현으로 無可奈何(wukeneike), 無辨法(wubanfa) 등이 있음.

** 宛轉蛾眉(완전아미) : 아름다운 양귀비의 모습을 가리킨 말.  宛轉(완전)이란 동그랗게 아름다운 이란 뜻으로 해석한 곳과, 슬프고 괴로운(凄楚)이란 뜻으로 풀이한 곳이 있으나, 여기서는 뒤의 누에나방의 눈썹(蛾眉:아미))처럼 동그랗고 예쁜 양귀비의 눈썹을 가진 양귀비로 해석하였음.

 


** 馬前死(마전사) : 양귀비가 천자 앞에서 끌려가 죽은 것을 말함.

** 花鈿(화전) : 귀부인들이 머리에 꽂던 꽃무늬 자개 장식품.

** 翠翹(취교) : 물총새의 오색 깃털로 만든 머리장식.  * 翹(교):꼬리긴 깃털 교.

** 金雀(금작), 玉搔頭(옥소두) : 모두 금이나 옥으로 만든 머리 장식품.

**  steed : 말(馬), 군마(軍馬)


 

****  楊貴妃가 죽어간 모습 을

   이 시에서는 < 황제근위대가 움직이려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황제 군마 앞에서 죽고 말았네( 六軍不發 ~ 馬前死)> 의 2句로 간단히 표현해 버리고 말았는데, 실제로 양귀비가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해서는 설이 구구하다.  

  <長恨歌와 楊貴妃> 라는 책의 저자인 일본의 곤도하루오(近藤春雄) 교수가 新唐書(신당서), 고문진보(古文眞寶) 등을 종합해서 정리한 바에 의하면,

  안록산 반군이 낙양을 함락시키고 수도 장안을 향해 질풍처럼 쳐들어오자, 다급해진 玄宗 일행이 황제근위대(6군)의 호위를 받으며 6월 13일 날이 새기 전에 장안성을 빠져나와서 다음날인 6월 14일 오후에 마외파역에 도착했다.

  그때까지 잠도 못자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며 기진맥진해서 행군하던 장병들의 분노가 폭발, 반란의 원인이 양귀비를 등에 업고 재상이 되어 권력을 맘대로 휘두른 양국충(楊國忠) 등  때문이므로, 楊氏 일가를 죽여야 한다고 함성을 지르며, 우선 양국충의 목을 잘라 장대 위에 내걸고, 이어서 양귀비의 언니들(진국부인 등 3명)까지 죽였다.

  그리고 나서도 장병들이 행군할 생각을 않아 현종이 그 연유를 물으니, 호위대장 진현례(陳玄禮, 陳元禮로 된 곳도 있음)가 나아가 장병들이 이번 환난의 씨앗이 된 양귀비도 죽이지 않으면 한 발짝도 갈수 없다 한다고 아뢰었다.

 현종이 어찌할바를 몰라 하고 있는데, 양귀비를 현종에게 천거(?)한 장본인 환관 高力士가 공포에 떨며 황제 앞에 엎드려있는 양귀비를 끌어내 근처 불당 앞 나무 아래로 끌고 가서 비단수건(羅巾)으로 목매 죽게 했다고 한다.  또는 목을 졸라 죽인 것으로 기록된 곳도 있다.

 


  **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과거사 진상규명 차원에서 다시 조사하더라도 워낙 오래 전에 피난 와중에 급작스럽게 생긴 일이고, 관계자나 목격자 모두 고인이 되어 있으므로 더 상세한 진상이 밝혀지기는 힘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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