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공간
송림유애희
내 마음
자리 비워두고
피곤하여 찾는 벗을 위해
빈 의자 준비할까?
그런 사람 될 자격,
넓은 가슴이 있는걸까?
나도 몰라
작금은 자격증 시대라는데
나도
쉬고 싶을 때
찾아가는데
친구는 모르고 있더군
향기 따라
천 리 길도 한 달음에
분명한 것은
그리움 찾아
천 리도
순식간에 다녀 온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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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응 대작시/ 海心 =====
공간은 이어짐에 공간이 아닐 텐가
여기의 내 마음과 거기의 네 마음
현실이 가로막아도 무시로 넘나드는
살다가 지치는 날 내 마음이 떠난다
그곳에 뉘 없어도 아쉬울 게 무엔가
내 마음 쉬었다 오면 그걸로 족한 것을
친구야 넌 모르지 널 향한 내 마음을
백발이 휘날리는 고희의 언덕에서
아득한 수줍음으로 말 못하고 돌아섬을
===== 대응 대작시/ 먼산 =====
다 털어 놓았나 싶어도 다음 날이면
아 그 얘길 왜 못했지 차라리 이럴바엔
말갛게 훤히 보이는 빙어 속이 낫겠다.
===== 대응 대작시/suseokmind =====
도리질을 하다가 못믿어 가만 보고 있으면
솟다 사라지는 그믐달이 쪽배처럼
동편에 걸리고
멍 뚫린 빈 포도엔 봄기운이 휑하니 달리면
숲으로 사라지다 목 뺀 사슴처럼
서편에 걸리고
헤매고 헤매이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이고 프다
===== 대응 대작시/梧松 =====
빈 마음 닮아보려 긴긴 날 술래잡이
뒤꿈치 쫒다보니 까마귀 밥만 됐어
어이해 가슴은 콩콩 눈 맞춤을 못하니.
푸른 밤 별을 따다 뒤주에 가득 담고
살 오른 보름달을 한 조각 베어다가
허한 맘 채워보려니 어디쉬운 일인가.
둑방길 아지랑이 벗되고픈 바램이면
천공天空을 깨우치면 그리된다 하더라만
수양아 버들아씨야 저 말言 믿어 보려마.
=== 대응 대작시/ 母山구자운 ===
한자리 빈 의자엔 뉘 오시는 마음일까
달리는 창가에는 순간마다 삶의 흔적
그러다 정이 들면서 기다리는 그리움.
== 대응 대작시// 갯마을 ==
차곡 차곡 쌓아가는
나의 빈공간
무엇을 채울까
하나 둘 저금하듯이
기다림과 그리움
사랑도 두리둥실
천리길을 달려와
봄향가 가득한 의자에 앉아
생각에 잠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