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作隨筆

반추

松林柳愛姬 2010. 5. 23. 19:23




  
    반추 드르릉 한밤중 남편의 코 고는 소리에, 불현듯 철없던 시절로 돌아가서는 피식 웃는다. 풍비박산이 날만큼 큰일을 저지른 어느 날, 여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일로 나는 열을 올렸고 묵묵부답인 남편 때문에 화는 점점 더 나지만, 참자, 마음을 가라앉히고 상의 없이 저지른 일에 대해 조근조근 이야기를 한다. 한껏 차분히 조용히 풀어 이야기하는 도중 드르릉, 코는 소리에 놀라 돌아보니 잠든 남편의 모습, 활화산처럼 화가 치민다. 언제부터 잠이 들었을까? 말이 자장가로 들렸을까? 이럴 때 어떻게 미안해서 잠들 수 있을까? 어처구니없어 황당해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그런데 우리 부부 우여곡절 끝에 70대 중반에 도착해 있는 것이다. 그렇게 자다가 홍두깨 같은 가정 풍랑을 사업이라는 명목하에 여러 번 겪었다. 이제는 약간 구부정한 남편의 뒷모습에 마음이 아리고 희끗희끗 성근 머리도 거듭 내 마음을 서글프게 한다. 나 또한 여기저기 이상증세가 보이고 머리도 은발이고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나이 탓에 해당 상황 무일 때, 나이 생각을 한다. 나이 많음은 사람을 이유없이 주눅이 들게 한다. 어느 모임에 가서든지 사람들의 나이를 둘러보는 습관이 생겼다. 젊은 사람들 틈에 나 홀로이면 그 자리를 피하고 싶어진다. 거기에 말 수도 적어진다. 정열적으로 대화하는 젊은이들을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하면서 방해하지 않으려 참는다. 아직 가정에서는 그런대로 당당하다. 모든 결정권을 가능하면 우리가 한다. 상의하러 오는 자식들의 그런 모습, 그것이 좋다. 물론 아이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하는 결정이지만, 몰라도 돼요, 아니면 가만히 계시다가 따라 하시면 돼요,하는 자식들은 아직은 없다. 집도 30년 이상 사는 정든 집이요. 생활비 걱정 없고, 건강도 이만하면 하는데, (기운이 없을 때도 있지만 쑤시고 아픈 데 없으니)
    그런데 나이가 힘을 뺀다. 자손들에게 손 벌리지 않아도 되니 그 또한 다행한 일인데 왜 이렇게 삶의 질이 신명이 적어지고 예전 같지 않다. 기운이 없고, 행복감도 덜한 순간들이 종종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나이 탓이다. 돌아보면 나는 행복 자이다. 믿음의 좋은 가정에 태어나서 지금까지 별 탈 없이 지냈으니 말이다. 시가에나 친가에 좋은 형제들이 있음에 감사인데, 그래, 힘을 내자, 이제부터 무엇인가 또 배우고 시작하자, 못해본 사군자를 배울까? 서예를 다시 시작할까? 훗날이 만약에 온다면 반추해 볼 추억의 일거리를 만들어야겠다. 열심히 찾아보고 힘을 내자, 즐기자, 고령의 나이 탓에 억지로 웃으며 다짐해 본다. 원고지 10장/20100523/송림유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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